지난 2월 12일 버버리코리아 측이 기자에게 전달한 말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인 버버리는 매년 두 차례 열리는 런던 패션 위크에서 패션쇼를 진행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 연예인·인플루언서 등의 셀럽과 기자단을 초청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셀럽과 기자뿐 아니라 한국 직원들까지도 모두 안전상의 이유로 입장을 금지했다.
지난 2월 1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버버리 컬렉션 쇼의 한국 참가자를 관리·운영한 버버리코리아의 홍보대행사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측은 “버버리 본사와의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쇼는 안전상의 문제로 버버리코리아 임직원은 물론 셀럽을 포함해 모든 한국 매체를 초청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국뿐 아니라 아태 지역 전체에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의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중국·홍콩·대만·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참석자들을 모두 초청자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배우 유아인과 공효진의 런던 행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아시아 국가의 경우 유럽 등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매체와 프리랜서 기자들을 초청했다. 플레시먼힐러드 측은 “중국 시장이 워낙 중요한 데다 이번에 ‘차이니스 뉴이어 컬렉션'도 출시하기 때문에 영국과 유럽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인 기자와 관계자들 위주로 초청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버버리는 전체 매출 중 중국 매출 비중이 40%에 달한다. 중국이 브랜드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장인 만큼 차선책을 택한 셈이다.
반면 아시아의 또다른 주요시장인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조차 실행되지 않았다. 플레시먼힐러드 측은 “대신 런웨이를 유튜브 중계 영상을 통해 보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버버리코리아 측은 본사와 사뭇 다른 입장을 취했다. 버버리코리아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한국 직원과 셀럽이 안 가는 것은 맞지만 잡지 매체의 경우 제한된 매체에 한해 입장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패션위크 같은 글로벌 행사를 진행하면서 런던 본사와 코리아 지사가 엇갈린 결정과 집행을 했다는 이야기다. 어느 쪽이 한국 매체를 비롯한 참가자들에 대한 공식 입장인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한편, 같은 영국 브랜드인 멀버리, 안야 힌드마치,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은 이번 패션위크 기간 동안 런던 현지에서 다양한 전시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코로나19를 이유로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셀럽과 기자들의 참석을 제한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