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과감한 조직개편과 세대교체에 나섰다. 19일 계열사 대표 22명을 바꾸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시장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는 연말인사를 계기로 대내외 산적한 위기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는 이날 롯데지주와 유통·식품·화학·서비스 부문 50여개 계열사의 2020년 정기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젊은 인재 발탁을 통한 세대교체와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 중심의 조직개편으로 요약된다.
롯데 관계자는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사업부문별 역량 강화, 지속가능 성장을 염두에 두고 인사를 단행했다”며 “50대 중반 CEO를 대거 선임하고 젊은 대표와 신임 임원을 적극 발탁하는 등 인사 쇄신을 통한 체질 개선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롯데지주는 주요 역량 집중 및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두 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업무 권한을 갖는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 및 글로벌 사업 전략과 재무,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담당한다. 호텔&서비스BU장을 맡아왔던 송용덕 부회장은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인사, 노무, 경영개선 업무를 담당한다. 롯데지주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분야별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뤄 미래 성장에 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송 부회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호텔&서비스BU장은 롯데지주에서 그룹 재무 업무를 총괄하던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사장이 담당한다. 호텔BU는 향후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혁신실장은 재무1팀장 추광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맡는다.
계열사의 가장 큰 조직 변화는 롯데쇼핑에서 이뤄졌다.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로 나눠져 있던 법인을 하나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했다. 사업부간 시너지를 최대화하면서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강희태 신임 유통BU장이 맡는다. 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를 아우르게 되며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돼 실질적인 사업을 담당한다.
그룹의 또 다른 성장 축인 롯데케미칼은 새해 1월 1일 롯데첨단소재와 합병을 통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개편한다. 통합 케미칼의 대표이사는 김교현 화학BU장이 겸임한다.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유임됐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첨단소재 이영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롯데는 전체 임원의 규모를 소폭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여성 신임 임원 3명을 늘리는 등 여성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해외 법인 임원 확대 기조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