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다시 외국인 대표 체제로 복귀한다. 지난 8년 간 한국맥도날드를 이끈 조주연 대표이사 후임으로, 호주 남부지역 사업을 총괄해온 앤토니 마르티네즈(Antoni Martinez)가 내정됐다. 신임 사장은 호주 맥도날드에서 매장 시간제 말단 직원에서 출발해 경영진까지 오른 인물이다.
맥도날드는 29일 마르티네즈 호주 남부 총괄 디렉터를 차기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취임은 조 대표 임기가 종료되는 3월이다.
조 대표의 돌연 사퇴로 발탁된 마르티네즈 총괄 디렉터가 향후 한국맥도날드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시장을 선도하던 과거의 위상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마르티네즈 총괄 디렉터는 “맥도날드는 지난 수년간 혁신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한국에서 강력한 성장을 거듭해왔다”며 “탄탄한 2020년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에게 더욱 집중함으로써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마르티네즈 총괄 디렉터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호주 남부지역 300여개 매장운영을 총괄해왔으며 80여개 가맹점도 관리해왔다. 2000년 호주 빅토리아주 맥도날드 매장 시간제 직원으로 업무를 시작해 2008년 호주 디킨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하고 멜버른 맥도날드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호주 남부지역 레스토랑 개발 총괄 디렉터로 근무했다.
마르티네즈 총괄 디렉터 선임으로 한국맥도날드의 한국인 대표 체제는 8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때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을 선도한다는 평가와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던 맥도날드는 각종 구설수에 시달리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 사이 강남역·서울대입구·신촌·사당 등 상징적인 매장들도 접었다.
한편 맥도날드는 지난 1988년 한국에 첫 매장을 연 이래, 현재 400개가 넘는 매장에서 1만5000명 이상의 임직원을 고용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드라이브 스루, 24시간 매장, 딜리버리, 아침메뉴, 미래형 매장 등 기존에 없던 운영방식을 적극 도입해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엔 중증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국내 첫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를 부산대학교에 건립해 사회적으로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