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시행한 매각 예비입찰 현재까지 진행중
이미 3차례 무산된 매각…"올 2월 안에 꼭 매각"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KDB생명의 매각 과정이 해를 넘긴데다가 경쟁 매물이 등장해 매각 과정이 늘어지고 있는 탓이다.
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시행한 KDB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약 6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산은은 KDB생명의 매각을 2014년 두 차례, 2016년에도 한 차례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이동걸 회장이 KDB생명 매각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지난해에도 매각에 나섰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우선협상자 선정도 불발됐다.
수차례 매각이 실패한 데에는 기대 매각 가격과 시장 평가 가치의 괴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산은은 투자금액 등을 고려해 약 6000억원을 매각가로 기대했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는 2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중에 다른 경쟁 매물까지 시장에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관심이 떨어진 영향도 있다. 최근 '알짜'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전이 달아올랐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9월 기준 자산 약 20조원(업계 11위) 규모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505%에 육박한다. 지난달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는 KB금융그룹과 국내 1~3위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반면 KDB생명의 지난해 6월 기준 자산은 약 19조원대(업계 13위)이고, RBC는 232.7%로 생명보험 업계 평균(296.1%)을 못 미친다.
산업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칸서스자산운용이 KDB생명 지분을 보유한 지 약 10년째다. PEF(사모펀드) 형태로 KDB생명 지분 보유가 10년이 넘으면서 금융지주사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KDB생명 매각이 지연될 것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예비입찰이 두 달 넘게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참가자가 있지만, 추가 매수 희망자를 위해 입찰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라며 "2월 안에 KDB생명에 대한 매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