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 따라 영업실적이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7127억원으로 전년보다 87.0%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0%로 전년보다 42%포인트 급감했다. 연간 매출액은 26조9907억원으로 전년보다 33.3%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2조164억원으로 87.0%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23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3%로 전분기보다 4%포인트 줄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3% 감소한 6조9271억원을 기록했다. 또 1180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의 3조3979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하는 등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비중을 확대한 제품군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신규 공정 전환에 따른 초기 원가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0.1% 감소했다. 제품별로는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8%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하락했으며,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10%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실적 악화 요인에 대해 "지난 한 해 시장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와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으나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고객들의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으로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져 경영실적은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전년보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의 경우 "서버 D램의 수요 회복, 5G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전형적인 상저하고의 수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PC 및 데이터센터향 SSD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고용량화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은 작년보다 높은 20% 수준, 낸드 시장의 수요 성장률은 30% 초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올해 연간 D램 출하 성장률은 10% 중후반을, 낸드는 40%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개선되고 있는 수요흐름은 긍정적인 것이 분명하지만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진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올해도 신중하게 생산과 투자전략을 운영할 것"이라며 "올해 캐펙스(CAPEX·설비투자) 금액은 작년(12조 7000억원) 대비 상당히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공정전환 과정에서도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향상시키는 한편 차세대 제품의 차질 없는 준비로 원가 절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 제품(1y나노) 비중을 확대하고,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LPDDR5 제품 등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 제품(1z나노)도 연내 본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낸드 플래시는 96단 제품 및 SSD향 매출 비중을 지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128단 제품 역시연내에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고 고용량 솔루션 시장으로의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