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대북 대응과 미중 무역합의 등을 논의했다.
북한이 대미압박 수위를 높이며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중국의 완화 역할을 기대하는 동시에 대북 대응 협조를 당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 주석과 우리의 대규모 무역합의에 대해 아주 좋은 대화를 했다”며 “북한도 논의했다. 우리(미국)가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썼다.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는 이날 오전에 이뤄졌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는 미국의 요청으로 이뤄진 통화라고 보도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논의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북한의 대미압박 강화,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응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한국 시간으로 이달 15일~20일 한국, 일본, 중국을 차례대로 방문해 북한과의 접촉을 모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시 주석에게 북한의 도발자제와 협상기조 유지를 위한 역할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성탄 선물’과 ‘새로운 길’ 등 도발 가능성과 대미압박이 담긴 말을 쏟아낸 북한을 중국이 설득해 한반도 정세의 긴장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요 외신은 시 주석도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든 당사자가 타협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하며 이는 모든 당사자의 공동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을 인용 보도했다.
시 주석이 모든 당사자가 북한 문제에 정치적 해결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통화에서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이행과 2단계 무역협상 추진도 중심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이미 (미국) 농산물 등을 대규모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공식 서명식이 마련되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홍콩 문제도 논의했고 진전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1단계 합의 공식 서명식이 언제 진행될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최종 서명이 다음해 1월 첫째 주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평등과 상호 존중의 원칙을 토대로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홍콩, 신장, 티베트 사안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인 언급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행동이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중국의 이해를 해쳤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중요 합의를 진지하게 이행하고 중국의 우려에 크게 유의하는 한편 양자관계의 중요한 의제가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